칼럼의 제목이 이상하다. 부모는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니……. 모든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희생을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더 정확하게 말하면 부모는 희생하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는 얘기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신은 자신의 아이를 위해 희생을 하는데, 그 희생의 댓가로 아이에게 권위를 행사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이와의 관계가 잘 나가다가 삐긋거린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뜻과 의지를 관철시키고 싶어한다. 아이에게 해 줄 만큼 해 주고 살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자신의 뜻을 아이가 따라주기를 바란다. 아이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 주고, 먹이고, 재우고, 공부시키는 일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므로 아이를 키우며 순간순간 자신의 뜻을 접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아이를 위해 충실히 행한 의무는 '나는 할 만큼 부모 노릇을 잘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은 부모 스스로 자기 만족을 일으키고, 나아가 아이가 성장하여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순간이 오면 부모로서의 권위를 과감히 행사하려고 한다. 아이의 전공을 결정하고, 아이의 대학을 결정하고, 그리고 아이의 배우자도 결정하려 든다. 자신의 아이를 위해 할 만큼 다 했으니, 아이 역시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의 뜻을 받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거나 이미 키워본 부모들은 모두 알고 있다. 아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아이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울 수 없음을 말이다.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 주는 일, 그것을 의무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부모로서 기꺼이 아이를 위해 행해야 할 희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희생은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 댓가가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바란다는 것은 희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려면 먼저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원하는 감정을 갖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미래를 결정지을 그 순간에 부모로서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온전히 아이를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엄마들이여!
우리 아이를 위해 부모로서의 의무를 행한다고 생각하지 마셔라.
아이를 위해 기꺼이 한 평생 희생한다고 생각하셔라.
희생 그 자체에는 아무런 댓가와 보답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셔라.
그래서 아이의 미래를 위해 결정할 그 순간에 부모로서의 권위를 행사하지 마셔라.
단지 아이를 위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아이의 장래를 위해 부모로서 곁에 있어 준다고 생각하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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