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기 싫어하거나 잘못하는 아이를 보면, ‘그럴 수 밖에 없겠다.’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습관, 한 두 가지는 꼭 가지고 있다. 그 습관을 고쳐 주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고쳐지겠지 하고 생각하다가는 나중에 큰 코 다친다.

엄마가 공부하라고 하면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공부를 바로 시작하지 않고, “밥 먹고 할게요.” “만화 끝나면 할게요.” “이따 할 거예요.”하며 최대한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 마지못해 공부를 시작해서 책상에 앉아 있어도 바로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목 마르다고 나와서 냉장고 열고, 화장실 간다고 나오고, 시작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습관을 그대로 두면, 나중에 고쳐지기는 커녕 그대로 나쁜 습관으로 굳어진다.

초등학교 6학년인 어느 남자 아이 이야기이다. 중학교에 올라가면 해야할 학습양이 많아지고, 공부 내용도 어려워진다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엄마는 아이를 중학교 예비반 학원을 보냈다. 공부해야 할 양이 많아지니 당연히 학원에서는 숙제를 많이 내 줄 수 밖에 없다. 엄마는 숙제를 모두 하게 하기 위해 숙제를 끝마치는 조건으로 컴퓨터 게임을 허락했다. 숙제를 다해야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6학년 남자 아이는 학원에 다녀오자 마자 숙제부터 먼저 했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30분이면 학원 숙제를 모두 끝낸다. 엄마는 아이가 집중력이 좋아서 학원 숙제를 짧은 시간에 빨리 끝낸다고 생각하였다.

나중에 엄마는 학원 숙제를 빨리 끝낸 이유를 알아내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 못해서 상담을 요청하였다. 그 아이는 학원 숙제를 자기 힘으로 해결하지 않고, 정답을 펼쳐 놓고 그대로 베껴 쓴 것이다. 정답을 베껴 쓴 흔적을 감추기 위해 문제에 연필로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긋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또 어떤 경우에는 학원 숙제를 학교에 가지고 가서 아이들에게 한 장, 한 장 나누어주고 풀어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숙제를 성의 없이 해온다는 말을 듣기 싫어 일부러 여러 가지 색깔로 글씨를 바꾸어 쓰고, 해당하는 그림이 있을 경우, 그림까지 열심히 그리기도 하였다.

누가 봐도, 이 남자 아이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숙제를 잘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이렇게 학원 선생님을 속이고, 엄마를 속이는 활동은 오래 갈 수도 없을 뿐더러, 오래 가서는 안될 나쁜 습관이다. 결국은 공부는 하기 싫고, 숙제를 해 가지 않으면 바로 바로 응징(?)이 오니, 딴에는 묘책(?)을 만들어 시행한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데는 선천적인 지능, 전 학년에서 배워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선수 학습, 학습에 대한 흥미와 의욕, 가정환경, 학습 동기, 주의집중력, 학습 태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어느 한 가지만 잘한다고 해서 다 잘한다고 할 수 없고, 또 어느 한 가지를 못한다고 해서 다 못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학습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공부에 대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어떤 식으로 공부할 것인지, 얼마만큼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공부에 대한 태도를 올바르게 가지고 있지 않으면 공부에 대한 양과 시간은 사실 무의미하다. 위의 6학년 남자 아이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공부에 대한 부적절한 태도가 있지는 않은지, 학습에 대해 불성실하지는 않은지, 남을 속이거나 자신을 속이는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만약 적절하지 않은 습관이 보인다면, 그 점을 살펴서 가능한 빠르게 교정해 주어야 한다. 공부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서 성의껏 전력투구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올바른 실력이 나온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