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부모의 마음은 똑같다. 아이의 공부하는 모습, 그리고 열심히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기쁨이 생긴다. 그런데 우리 아이의 공부하는 모습보다는 노는 모습을 보게 되면, 공부할 때 느끼는 기쁨의 크기만큼 불안감이 커진다. 아이의 공부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되면서 잔소리도 그 만큼 늘어난다.

“이제 그만 놀고, 공부해야하는 거 아니니? 너무 논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엄마가 보는 겉모습과는 달리 늘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언제나 성적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서 내려 놓지 못하는 아이는 그런 엄마의 말이 야속하기만 하다.

“얼마나 놀았다고 또 공부하래요. 정말 공부는 지겨워!”

부모님에게는 아이의 공부가 늘 마음에 차지 않는다. 보는 내내 노는 것만 같고, 어쩌다 공부하는 시간을 보면 양에 차지도 않을 만큼 쥐꼬리만큼 하고 나온다. ‘저렇게 해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만 앞선다. 무릇 공부라는 것은 몰입하고 열중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게 마련인데 저렇게 짧은 시간을 한다 해서 성과가 나올까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아이의 심리는 다르다. 하루 종일 성적에 대한 중압감에 잠시 벗어나서 쥐꼬리만큼 쉬는 건데, 엄마는 그 시간도 참아주지 못하고 또 잔소리를 하신다. 공부에 대한 중압감이나 불안감은 아이가 먼저인데 늘 엄마가 먼저 앞서서 엄마의 불안감을 늘어 놓으니 아이 또한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

이러한 평행선같은 줄다리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엄마와 아이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이상, 엄마의 불안 심리와 기대 심리, 아이의 짜증 심리는 학교 공부가 끝날 때까지 아마 계속될 것이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의 공부 기대치에 대한 상향 심리가 작용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공부에 대한 기대치를 하향 조정하려는 심리가 있어서 늘 둘은 부딪히게 되어 있다. 이러한 심리의 간극을 조정하지 못하고 서로 기대치와 불안감만 내세우다 보면 공부에 대한 신뢰가 쌓이기는커녕 불안과 원망만 키우게 된다. 하루라도 빨리 심리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와의 심리와의 간극을 진지하게 이해하고 간극을 좁힐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엄마들은 차선책으로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방안을 선택한다. 아무리 공부를 안한다고 한들 ‘학원에 가서 앉아 있으면 뭐라도 하겠지.’라는 심리로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만, 심리적 간극을 벌여 놓은 채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은 공부에 대한 도움도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만 가져올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피하는 것이다.

작지만 아이와 규칙을 만들어 시행해 보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성공하는 습관은 작은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하지 않는가? 다음과 같이 실천해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1) 현실을 똑바로 먼저 보자

아이를 키워오면서 수많은 잔소리와 꾸중을 우리 아이에게 해 왔다. 잔소리와 꾸중을 하는 엄마 마음도 좋지 않고, 또 들어야만 하는 우리 아이 마음도 좋지 않다. 좋지 않은 그 순간을 잘 견뎌내면 서로 바뀌어야 하는데, 맹세코 잔소리와 꾸중을 했다고 해서 아이들이 바뀌지 않는다. 그 아이 마음 속에 바뀌어야겠다는 결심이 서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잔소리와 꾸중은 절대 아이의 공부 심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먼저 똑바로 보자.

(2) 아이의 공부 기대치에 대한 심리를 하향조정해 주자

많은 것을 기대하는 욕심을 우리 엄마들은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 아이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만 낮추어 보는 것이다. 물론 엄마 눈에 비치는 아이는 조금만 몰두하면 잘할 것 같다. 전교 1등은 물론이고, 전국 1등도 할 것 같다.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 다 그렇다. 그러나 현실로 이루어내기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엄마들도 잘알고 있고, 공부하는 주체도 엄마가 아닌 아이다. 그러니 조금만 욕심을 줄이고, 아이의 공부 기대치에 대한 심리를 하향조정해 주자.

우리 아이는 ‘공부를 완벽하게 잘하는 아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조금씩 꾸준히 열심히 하는 아이’라고 생각을 돌려 보자. 훨씬 더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3) 공부 시간을 아이와 함께 정해서 그 시간 만큼은 실천하게 하자

공부는 한꺼번에 많은 시간을 하는 것보다는 하루에 30분이든, 1시간이든 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정해서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고, 또 그렇게 해야만 성과도 더 좋아진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기 보다는 먼저 아이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진지하게 아이와 먼저 얘기해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아이가 30분이라고 말한다면(아니 그 보다 더 적은 시간을 말한다고 하더라도) 먼저 아이의 의견을 수용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시간 만큼은 아이가 충분히 집중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셔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아이가 공부했다면 그 다음은 무조건 자유 시간을 주셔랴. 아이는 자신이 보장받을 수 있는 자유 시간이 확보된다는 것만으로 엄마하고 정한 그 시간에는 무조건 집중하여 공부하게 되어 있다.

아이의 공부 심리를 이해하고 아이가 원하는 방법으로 다가가는 것이 현명하지, 아이를 엄마에게 맞추어 따라오지 못한다고 잔소리와 꾸중을 하는 것은 현명한 코칭 방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