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참 바쁘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바쁘다. 하루의 시작은 아침에 있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으면서 아침밥을 꼭 챙겨 먹이고 우리 아이들을 등교시키기에 아침부터 더욱 바쁘다.
학교에만 보내 놓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와 같이 등교하는 엄마들도 참 많다. 가방을 들어 주고, 준비물을 사기 위해 같이 문방구에도 들려 주고, 횡단보도를 같이 건너 주면서 우리 아이들의 등교길을 세심하게 챙겨 준다.
어디 이 뿐이랴. 학교 행사를 맡고 있는 엄마들은 학교에서 매일 사신다.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나오셔서 아이들의 등교길과 하교길을 살펴보시는 녹색 어머님들, 폴리스 어머님들, 급식 모니터링 어머님들, 시험 감독 어머님들,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는 어머님들, 도서관 사서 활동을 지원하는 어머님들, 예절 시간에 수업을 해 주시는 어머님들, 스카우트 활동을 지원하는 어머님들 등등……어머님들의 학교에서의 활약상은 끝이 없다.
그래도 이 어머님들을 보면 얼굴이 참 밝다. 행복한 것 같다. 적어도 우리 아이가 있는 학교 안에서 어머님들도 같이 있고, 우리 아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지켜볼 수도 있고, 서로 대화하는 어머님들도 많으니 서로의 얘기를 통해서 우리 아이의 얘기를 들을 수도 있고, 그래서 이 어머님들은 참으로 행복하다. 더구나 우리 엄마가 학교 활동에 적극적인 것 하나만으로도 아이의 자신감이 장착되어 있으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된다.
학교가 끝나면 아이와 함께 같이 손잡고 하교할 수도 있고, 혹시 학원을 보내더라도 엄마가 보는 앞에서 학원을 들어가니 그보다 더 안심이 되는 일은 없다. 학교 선생님이든, 학원 선생님이든 상담을 원하면 엄마는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필자는 이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직장맘이 안타깝고 속이 탄다. 필자도 직장맘이었다.(지금도 워킹맘이긴 하나, 사회 초년생 시절의 시간 제약이 있는 직장맘보다는 시간 제약이 덜한 지금이 참 행복하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직장맘의 마음을 절절히 안다.
직장맘은 학교에 가서 우리 아이 곁에 있고 싶어도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학교 행사가 있는 날,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 더 애간장이 탄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자신감이 장착될 것을 알기에 그 소중한 일을 못해 준다는 미안함이 굉장히 크다.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되면 더욱 더 안타까워진다. 혹시나 하교길에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지, 학원을 보내야 하는 엄마라면 학원은 잘 갔는지, 학원에서 잘 따라하는지, 학원차는 잘 타고 집에 왔는지 노심초사다. 혹시나 학교 선생님이든, 학원 선생님이든 상담을 원하면 바로 바로 응대할 수 없기에 이 또한 안타깝다.
그래도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여! 그렇더라도 우리 아이의 학교 생활이나 학습 상태, 친구 관계, 정서 상태 등을 몰라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엄마들보다도 시간적으로 같이 있어 주지 못하기에 더욱 더 아이에게 신경써야 한다. 우리 아이가 요즘 수학 3단원을 나가는지, 국어 4단원을 나가는지, 지난 주에 본 단원평가가 국어였는지 사회였는지, 과학 단원에서 요즘 우리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꼭 알고 가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우리 아이가 학습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줄 수 있고,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이마저 다른 사람에게 맡긴 것으로 모든 것을 끝낸다면, 정말 나중에는 직장다닌 일을 후회할 순간이 오게 된다.
그러니 엄마들이여!, 특히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여! 어쩔 수 없는 시간 제약 때문에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우리 아이를 맡기더라도 그냥 맡기기만 하면 절대 안된다. 맡기더라도 꼭 우리 아이의 상태를 알고 맡겨야 한다. 바로 달려가서 도움을 줄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전화든 메일이든 다른 방법을 써서라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