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 서너 살이 되면 아이를 놀이방에 보내고, 아이가 5~6살이 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학습지 교사에게 아이를 맡기고, 또 갖가지 과외 활동을 시키고,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교과목 학원이나 예체능학원을 보내 여러 가지 공부를 시킨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 보면, 내 아이임에 불구하고, 내가 직접 아이의 학습을 일일이 챙기기 보다는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많은 엄마들이 연예인의 로드 매니저처럼 아이의 학원을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에는 정말 열심인데, 정작 아이에게 필요한 학습 과정을 점검하고 올바른 학습 태도를 기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그 날 학원에서 배운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아이가 공부하고, 어떤 학습 태도로 학업에 임했는지가 사실 더 중요한데, 학원에 다녀온건만 챙긴다.
학원을 다녀오면, 과외 활동을 하나 더 챙기면 아이가 공부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원에서 어떤 태도로, 어떤 학습 내용으로, 우리 아이에게 어떤 학습법을 적용하여 공부하였는지 그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고는 단순히 학원을 아이가 오간다 해서, 엄마가 학원을 데려다주고 데려온다고 해서 충실하게 공부했다고 절대 생각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학원이라는 곳은 학교와는 다르게 강제적인 규칙과 규율을 적용할 수 없는 곳이다.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딴짓을 할 수 있고, 아이들의 ‘딴짓’에 대해 선생님들이 그닥 책임감있게 교정하려 드는 곳이 아니다(물론 모든 학원이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치는 곳도 있고, 아이들의 학습 태도를 바르게 잡아주려고 신경써 주는 곳도 있다.) 아이들이 학년이 높아지면 학교에서도 교정이 필요한 아이, 특히 보충 학습이 필요한 아이들이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는데, 어느 학교는 아이의 학습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그닥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하물며 학원이나 과외는 어떠하겠는가?
학원이나 과외에서는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시험에 나오는지를 알려주는 일에만 관심을 쏟는다. 엄마가 짜준 스케쥴에 따라 시키는 대로만 다닌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할 줄도 모른다. 그래서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과 같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혼자서 집에서 하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지시를 해 주어야 하는데, 지시를 해 주지 않으면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동기도 생기지 않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는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은 혼자서 공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를 스스로 공부하게 하려면 절대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에게 아이를 돌리지 마셔라. 스스로 공부를 계획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힘을 반드시 기르게 하셔라.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에게 아이를 데려다주고, 공부를 마치고 데리고 오면 아이가 공부했다는 그 생각을 반드시 버리셔라.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계획하고 실천하게 하려면 엄마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마셔라. 내 아이의 학습 진행 정도와 학습 내용은 내가 챙긴다는 책임감을 가지셔야 한다. 매번 내 아이의 학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마셔라. 엄마가 하는 일은 학원이나 과외 스케쥴을 짜 주고,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일이 아님을 꼭 기억하셔라. 좀더 아이의 학습 가까이 접근하셔서 아이의 학습 과정에 참여해야 진정으로 엄마가 관리하고 있음을 잊지 마셔라.
그렇지 않다면, 결국 내 아이는 혼자서 공부하는 아이가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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