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계산 속도가 유난히 느린 아이가 있다. 아무리 늦게 풀어도 2~3분이면 족히 풀 문제를 10분 이상 끌어안고 있으니 기다리다가 지친다. 문제 푸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면 정말 안타까와 어찌할 바를 모를 때가 많다.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계산을 간단히 하는 방법을 전혀 적용하지 않는다. 소인수분해를 하거나 약분을 하여 수를 간단히 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인수분해를 하지 않아 수를 크게 만들어 버린다. 약분을 하지 않아 큰 수에서 큰 수를 나누거나 곱하거나 하여 본인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큰 수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런데도 간단히, 쉽게,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계산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큰 수가 나오면 큰 수가 나오는 대로, 시간이 걸리면 시간이 걸리는 대로 계산을 하고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중학생 정도이면 수학 문제를 여러 유형, 여러 난이도를 접했을텐데, 그 수많은 문제를 풀면서 유형 분석을 하지 않거나 문제를 풀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 푸는 것이 시간을 적게 들이면서 정확하게 푸는 방법인지 생각을 하지 않고 무조건 시작하여 이런 폐단을 만드는 아이들도 많다.
반복적인 연습 또는 훈련을 통해 그 계산의 절차가 파악되었을텐데 계산 과정을 자동화시키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제에 대해 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고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문제를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정답을 맞히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푸는 과정은 아는데, 간단히 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니 시간이 부족해서 틀리는 경우도 많고, 또 풀이하는 과정을 잘못 풀어서 틀리는 경우도 많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수학 문제를 풀고 있지 않은지, 엄마는 반드시 아이의 풀이 과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학원이나 학습지 선생님에게만 풀이 과정을 봐 달라고 맡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아이의 문제는 엄마가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만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아적인 계산법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수학 지도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코치해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1) 문제를 풀기 전에 그 문제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셔라.
문제를 풀기 전에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잠깐만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똑같은 문제를 여러 번 풀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조차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연필로 풀어나가는 아이가 있다. 나중에 무엇을 구한 것인지 물어보면 어물쩡 대답도 잘 못한다. 수학 성적이 오를 리가 없다.
수학 문제를 풀기 전에는 반드시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습관을 꼭 들이셔라. 그래야 나중에 정말 후회할 일을 적게 만든다.
(2) 상위 학년으로 갈수록 아래 학년에서 배운 기술을 버리도록 도와 주셔라.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중학 과정에 맞는 학습 목표와 학습 내용, 학습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때 배운 학습 기술을 고수하려는 아이가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중학교 때 배운 학습 기술이 어렵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위 학년에서 배운 방법을 계속 고수하다 보면,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이고, 중학교 수준에서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최대공약수를 구하는 방법은 초등학교 때 가르치는 학습 기술과 중학교 때 가르치는 학습 기술이 다르다. 반드시 중학생이라면 중학생에 맞는 학습 내용과 방법,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3) 문자로 변형시키는 연습을 꾸준히 시키셔라.
중학교에 올라와서 아이들이 많이 낯설어하고 힘들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문자로 표현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하위 학년에서는 모르는 수를 네모로 두는데, 점점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자, 즉 x로 변환하는 식이다. 이 문자식에 적응되지 않으면, 아는 문제도 다 틀린다.
그러니, 반드시 문자에 익숙할 수 있도록 미리 점검하고, 가능한 충분한 연습을 하게 하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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