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 2010년에 발표한 ‘2009년 학업성취도 프로그램(PISA,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핀란드와 함께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기사만으로는 충분히 기분 좋은 뉴스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그 다음 대목이다.
OECD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한국 학생들의 평균 읽기 능력은 최고 수준이나 하루 독서 시간이 길어질수록 읽기 능력은 다른 회원국 학생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독서를 기피하는 그룹과 하루 독서 시간이 30분 이하인 그룹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그런데 하루 독서 시간이 30분을 넘으면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다른 회원들에 비해 떨어진다. 특히 하루 독서 시간이 2시간 이상인 그룹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OECD 회원국 중 14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원국 학생들이 독서 시간이 늘어날수록 읽기 능력도 같이 상승하고 있으나 한국 학생들만은 평균 이하로 뒷걸음치고 있다. 핀란드가 모든 그룹에서 고른 읽기 능력 수준을 보여준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유는 독서를 독서답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풍부한 간접 경험을 하게 해 주는 문화로 접하지 않고, 입시의 일부로 받아들여 계량화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기는 하는데 사고를 깊게 하지 않는다.
독서를 하면서 사고를 하지 않는 습관이 계속되다보면, 사고력, 언어 유창성 등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다 보면, 글에서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글의 중심 내용을 잘못 파악하거나, 필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파악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를 방치해 두거나 교정을 해 주지 않으면 읽기 부진이 오게 된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독서를 그냥 하게 할 것이 아니고, 많이만 읽게 할 것도 아니고, 생각하고 뒤짚어보면서, 음미하면서 독서를 하게 해야 한다. 읽기 능력이 떨어져 있다는데, 많이만 읽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엄마들이여, 우리 아이들이 독서를 한 뒤, 독서기록을 반드시 하게 하자. 독서기록을 하는 방식도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참으로 다양하니, 한 가지 방법만 고수하지 말고,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음미하게 하자. 그래서 책을 읽을수록 읽기 능력도 같이 올라가게 하자. 읽었으나 읽은 내용을 정리하지 못하거나, 줄거리만 요약하는 나약한 독서가를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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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ment)는 OECD 회원국과 준회원국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표준성취도 평가를 말한다. 평가는 각 회원국 학생들 4,500~10,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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