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둔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학습 결손이나 부진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때 설마 학습 부진에 빠지겠느냐 하는 믿음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혹시라도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때 부진에 빠지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복습과 부족한 부분 보충보다는 선행과 예습에 더 올인하는 우리나라 사교육 현장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외에 실제 학교 선생님들의 녹녹치 않은 현실도 한몫 더 하는데, 최근 신문에 보도된 학교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을 학부모인 필자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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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 A교사 : “학교에 온 공문이 하루 20건, 잡무 처리 틈틈이 수업해요.”

고등학교에 있는 B교사 : “수년 전 입시학원에서 강사를 하다 학교에 부임했던 동료 교사가 '수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로 학원으로 돌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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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실제 상황이 이러하니, 학교에서 학습 부진 학생에게 각별히 신경쓸 수 있을까?

학교 선생님들은 수업과 교재 연구, 교수법, 학습 교구 등에 더 신경쓰고 연구하는 데 매진해야 하는데, 실제 각 기관과 교육청으로부터 날아오는 공문들을 처리하고, 학생들의 출결, 상담, 교육비 납부 현황을 관리해야 하고, 수업계 성적 관리계 등을 맡게 되면, 시험지 편집, 전산 프로그램에 과목별 수행평가 비율 설정, 답안지 전산 채점, 엑셀 프로그램 성적 입력, 성적우수자 산출 등의 일을 처리해야 한다. 정작 중요한 학교 수업, 우리 아이의 수업 태도 및 방법 등에 대해서는 신경쓰고 싶어도 쓸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오죽하면, 입시학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선생님이 나올까?

학원 현장이라고 다르지 않다. 학원에서 학습 부진에 빠진 아이들, 학습 부진은 아니더라도 어느 지점에서 결손이 이루어졌는지 몰라서 답답해 하는 아이들이나 학부모님들에게 시원하게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

학원은 그 생태상, 점수가 낮은 아이들, 학업성취도가 낮은 아이들은 잘 받지 않는다. 애초부터 성적 우수자들을 선별하여 등록시킨다. 어떤 경우는 학교 전교 1등을 수소문하여 학원비는 받지 않고, 다녀달라고만 하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러는가? 딱 한 가지, 학원 이미지 때문이다. 더 신랄하게 말하면, 학원 마케팅의 일환이다.

전교 1등이 다니는 학원은 저절로 학교에 소문을 퍼뜨려 주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저절로 찾아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 학원은 공부 잘하는 아이 위주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중하위권 아이들은 상위권 아이들의 들러리라고 보면 딱 맞다.

이런 곳에 우리 아이를 보내서 비싼 학원비를 대가면서 보낼 필요가 있을까?

제발 엄마들이여, 이런 곳에 우리 아이를 보내서 자신감을 파괴시키지 말자. 진정으로 우리 아이의 학습 결손이 어느 지점에서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고, 머리를 같이 맞대고 고민해 주는 곳으로 우리 아이를 보내자.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