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상담을 하다 보면, 엄마들이 빼 놓치 않고 질문하는 것이 꼭 있다.
“어떤 문제집이 좋을까요?”
어떤 학습 전문가는 너무 어려운 문제 말고, 중간 정도 수준의 문제집을 반복하여 여러 번 풀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어려운 문제를 저학년부터 익숙하게 하여 고학년에 가서 고난이도 문제도 척척 풀어낼 수 있도록 어려운 문제집을 추천하기도 한다. 또 어떤 교육 전문가는 개념을 확실하게 다져주는 개념서 위주의 문제집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추어야 할까?
사실 위의 어떤 말도 정답이 아니다. 아이들의 성향이나 스타일에 따라 문제집은 다를 수 있고, 또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어떤 방법을 먼저 선택하느냐에 따라 교재의 선택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살펴보시기를 권장한다.
(1) 문제집은 아이와 함께 살펴보고, 고민하여 선택한다
성향에 따라서 단순 반복 문제를 무지 싫어하는 아이도 있고, 설명이 적은 문제집을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 단순 반복 문제를 싫어해서 풀기도 싫어하는 아이에게 같은 유형이 반복된 문제집을 내미는 것은 역효과이다.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그 설명 하나, 그림 하나를 샅샅이 살피면서 공부하는 스타일의 아이에게 설명은 적고, 문제만 잔뜩 들어 있는 문제집을 주면, 아무런 이득을 얻어내지는 못한다.
이렇듯 문제집은 아이의 성향이나 스타일에 따라 선호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문제집을 선택할 때는 아이와 함께 같이 고민하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교재 한 권으로 모든 학습을 끝낸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교재는 학습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학습 효과를 올려 주는 도구이다. 교재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어서 교재 하나만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교재 외에도, 내용을 보충할 수 있다면 구체물도 필요하고, 잘 기획되고 조직화된 교구도 필요하다. 교재 위에 쓰여진 내용 만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 내용을 그대로 색종이나 도화지 등을 이용하여 오려 보고, 잘라 보면서 이해를 도와야 한다. 교재가 절대 만능은 아니다.
(3) 시기에 따라, 목적에 따라 교재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른다
문제집이 보통 기본편과 심화편(응용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편과 심화편, 두 종류의 문제집을 가지고 있다면 기본편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방학을 맞아 이전 학기에 배웠던 내용을 총복습하고자 한다면, 기본편보다는 심화편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문장제 문제집’이나 ‘사고력’ 문제집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예습을 할 때는 심화편으로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편부터 하고, 학교 진도에 따라서 서서히 심화편으로 이동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렇듯 문제집은 시기에 따라, 목적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무엇보다 그 선택 안목을 기르는 것이 먼저다.
교재가 만능이 될 수는 없다. 교재는 교재일 뿐이다. 학습이 일어나는 가운데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교수와 학습, 그 무수한 상호작용이다. 교재는 그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매개체일 뿐이다. 필요에 따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시기에 따라 건너 뛸 수도 있다. 학년에 꼭 맞는 교재만 선택하라는 법도 없다. 이전 학년의 내용이 구멍이 나 있다면, 하위 학년의 교재도 가져와 학습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도 필요하다.
교재는 학습자의 입장에서 유연하게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