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다. 내 아이가 잘 자라서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감있는 사람으로 성공하기를 바랄 것이다. 성공의 분야는 백이면 백 모두 달라도 반듯하고 의젓하게, 자기 일은 똑 부러지게, 남과 어울릴 때는 스스럼없이, 그리고 어른을 생각하는 마음까지도 같이 겸비하기를 바랄 것이다.
아이들 중에는 어렸을 때부터 똑똑하기로 소문이 났었는데, 커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무엇이든 잘하는 아이가 있고, 어렸을 때는 똑똑한 줄 알았는데 커서는 어른을 실망시키는 아이도 있다. 또 어렸을 때는 공부를 안해서 걱정했는데, 커서는 똑 소리나게 공부 잘하는 아이로 크는 경우도 있다. 또 어렸을 때도 공부에 관심도 흥미도 없었는데, 커서도 여전히 줄곧 공부에는 관심 없는 아이로 자라는 경우도 있다.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 잘하고 있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고, 어렸을 때 못한다고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을 것이다. 기왕이면 어렸을 때도 잘했으면 좋겠고, 그 마음과 태도가 변하지 말고 커서도 계속 잘하기를 바랄 것이다.
(1) 어렸을 때도 잘하고, 커서도 여전히 잘하는 아이
어렸을 때도 잘하고, 커서도 여전히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 아이의 뒤에 항상 엄마가 든든한 버팀목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공부를 선생님에게만 절대 맡기지 않는다. 혹 선생님이 아이의 공부를 봐주게 되는 경우에도 온전히 선생님에게만 맡기지 않고, 아이가 나가는 진도, 아이가 틀리고 있는 문제 유형, 유독 아이가 취약한 단원 등을 잘 알고 계시다. 또 아이가 실수를 하여 문제를 틀리게 되면 자상하고 친절하게 실수하지 않는 법을 알려주고, 실수가 부주의로 인하여 여러 번 반복되면 호되게 야단을 쳐서 실수를 줄이는 법을 알려 주시기도 한다.
아이의 공부는 전적으로 아이가 책임감있게 밀고 나가야 하지만, 아이가 밀고 나갈 수 있도록 아이 뒤에서 일관되고 다부진 모습으로 열심히 아이를 지원하고 계시는 거다. 엄마의 일관된 교육관은 아이를 단단하고 야무지게 자라게 하는 데 기본 바탕이 된다.
(2) 어렸을 때는 못했는데, 커서 잘하게 되는 아이
간혹 우리 주위를 보면, 초등 저학년 때는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고학년에 올라가서 전교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가 있는데, 이런 아이는 보면 볼수록 신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 유형을 보면, 반복하는 것을 싫어한다. 쉽게 싫증을 잘내지만, 유독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는 무섭게 파고드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아이 역시, 그 아이 뒤에는 든든하게 아이의 성향을 믿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있었다.
이런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수학을 반복해서 푸는 것을 싫어하면, 굳이 학습지나 문제집을 풀리지 않았다. 대신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늘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수학과 과학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낌새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수학과 과학에 관한 동화책, 수학자에 관한 책 등을 사서 아이 주변에 놓는 것을 잊지 않으신 것이다.
아이가 싫어하는 부분, 좋아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싫어하는 부분은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 주었으며, 다만 너무 구멍이 나지 않도록 독서로 다져놓으신 것이다. 역시 아이 뒤에는 든든한 엄마가 계셨다.
(3) 어렸을 때는 잘했는데, 커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
가장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경우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너무 잘해서 후에 커서는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예전보다 못한 모습으로 지내는 아이가 많다.
유아기 아이들 중에는 수학에 자질이 있어 보여서 부모가 흥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 세기를 일찍 터득한다거나 퍼즐을 너무 잘 맞힌다거나, 패턴 파악을 잘하면 부모는 ‘혹시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모든 시험 문제를 거의 틀리는 문제 없이 완벽하게 맞혀서 오니, 부모는 내 아이를 더 잘 키우고자 하는 욕심에 선행을 시킨다. 그리고 계속 ‘고고’를 외치면서 앞으로만 나아간다.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던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이 삐걱거리는 순간을 엄마가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앞으로만 외치다가는 아이는 가다가 반드시 넘어진다. 그리고 눈에 띄는 고비도 맞이하게 되고, 아이 자신도 모르는 여러 번의 굴곡도 만나게 된다.
어렸을 때는 잘했는데, 커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 경우 대부분 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보통 수학 경우,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이렇게 3번 고비가 온다고 한다. 고비가 올 때마다 아이가 내면의 힘을 키워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엄마가 옆에서 지지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넘어진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간혹 엄마들 중에는 특별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정하게 직장에 나가는 것도 아닌데, 아이의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 선생님이 오시는 시간에도 집을 비우는 경우가 있다. 어떤 학원을 보낼 지, 어떤 학습지를 시켜야 할 지, 어떤 선생님을 모실 지, 수 천 번 알아보고 비교해 보는 일에는 열정을 쏟는데, 정작 선생님과 교재가 결정되면 그 다음은 ‘나 몰라라.’하고 방치하는 경우이다.
아이는 정성과 사랑으로 큰다. 아이의 공부도 엄마의 일관된 태도와 원칙, 열정과 정성 속에서 자라게 되어 있다.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할 수도 없다. 처음에는 열심히 갔는데, 중간부터 정성과 열정을 빼 놓고 밋밋하게 갈 수도 없다. 이왕 내 아이의 엄마로 살기로 한 이상, 우리 아이를 위해 엄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