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의 학교는 학년별로 아이들의 독서기록장을 따로 만들어 배부한다. 독서기록장을 학년별로 따로 만드는 것은 학년별 필독도서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학년에 적어도 한 권 정도의 독서기록장을 꾸준히 기록하여 졸업할 때까지 적어도 6권의 독서기록장을 완성하여 갖게 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또 독서기록장에 몇 권을 읽고 기록하는지 서로 경쟁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 그래서 전체 아이들이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아이들은 책을 얼마나 깊이 있게 정독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많은 책을 얼마나 빠르게 읽었는지 속독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자연히 엄마들도 우리집 아이가 다른 집 아이보다 단 몇 권이라도 책을 더 읽었다면 은근히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중요한 것은 읽은 책의 권수가 아니라 읽은 책의 내용 중 아이가 다시 음미하는 구절이나 문단이 있는지다. 다시 음미한다는 것은 그 내용이 아이의 머리나 마음 속에 남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아이는 그만큼 책의 내용을 깊이 생각하며 읽었다는 뜻이다.
책 몇 장을 읽더라도, 읽은 책을 덮고 사색에 빠지게 되는 구절이나 문단이 있다면, 아이의 책 읽기는 성공한 것이다. 책은 빨리 읽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 것이다. 책은 한 번 읽고 어디 구석에 내던져 놓는 것이 아니다. 책이 놓일 자리를 미리 마련하여 정성스럽게 보관하고, 언제든지 다시 꺼내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읽어야 하는 것이다. 처음 읽을 때 마음에 닿는 내용이 다르고, 그것을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의 깊이가 다른 것이 올바른 책읽기이다.
그러니 엄마들이여 아이들에게 몇 권을 읽었는지 물어보지 말고, 어느 내용이 마음에 남았는 지를 물어보셔라.
다음은 아이들이 책을 정독하는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엄마들께서 참조하여 우리 아이 책을 읽힐 때 꼭 참조해 보시기를 바란다.
(1) 머리말을 꼭 읽게 하자
저자들이 가장 공들이는 부분이 머리말이다. 머리말을 읽으면 그 책을 쓴 목적이나 방향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책의 핵심 내용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머리말을 읽으면 그 책의 반을 읽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쓴 요약글을 읽기보다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쓴 머리말을 꼭 읽게 하자.
(2) 책의 차례를 책 읽기 전, 책 읽은 후, 적어도 두 번은 보게 하자
책의 차례를 읽으면 내용 전체의 틀을 파악할 수 있다. 차례를 집중하여 보게 한 뒤, 본문의 내용을 예측해보게 한다. 본문을 읽는 중에도 다시 차례로 넘어와 보게 한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다시 한 번 차례를 훑어보게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읽은 내용을 상기하게 한다.
이 방법은 우리 아이가 책의 내용을 머리 속에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3) 아이에게 책의 내용을 질문해 주자
아이들이 책을 정독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엄마(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도 누군가 책 보는 것을 지켜봐 주지 않고, 혼자서 읽는다면 지치게 된다. 책을 읽는 것도 일종의 자기 훈련의 과정이고 자기 자신을 이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응원도 필요하고 격려도 필요하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자극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가끔은 엄마가 책의 내용을 질문해 주셔라. 더 좋은 방법은 엄마가 그 책을 같이 읽어 주는 것이다. 함께 읽지 않으면 책의 내용을 현장감 있게 표현해 내기가 어렵다. 엄마로부터 질문을 받으면 아이들은 책의 내용을 더 신중하게 읽게 되고, 더 높은 사고를 하려고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