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은 불안하니까 한다
우리나라 초, 중, 고에 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1, 2년 이상 선행학습을 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또는 특목고를 겨냥하고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 또는 엄마의 이끌림에 의해 엄마께서 하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결국 불안하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한다.
이처럼 너도 나도 선행학습을 하게 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시시하게 느껴질테니 아예 교육과정을 1~2년 이상 앞당겨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선행학습을 하게 되는 아이들 모두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지를.
한번 눈여겨 보자.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아이가 공부의 참맛을 느끼면서 즐기고 있는지를.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자.
과외든 학원이든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아이가 학교 수업을 지루해하지 않고 잘 따라가고 있는지를.
이쯤에서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 또는 아이에게 올인하고 있는 부모님에게 한번 질문을 해 보자.
"그래서 아이 성적이 올랐는지? 아이가 학교 생활과 학원 또는 과외 생활을 균형있게 잘 하는지를."
보통 초등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평가는 크게 세 종류이다.
중간 중간 지금까지 배운 개념을 잘 습득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형성평가,
한 학기에 보통 2회 정도 나누어서 치루는 중간평가, 기말평가
그리고 경시대회가 그것이다.
열심히 1~2년 정도 선행을 해 온 아이라면 분명 형성평가나 중간, 기말평가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시대회에서도 그러한지는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아마도 형성평가나 중간, 기말평가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것이고,
30~40% 이상 떨어진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심한 경우는 70% 이상 떨어진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왜 선행을 하는지 모르겠다.
모든 아이는 발달 단계에 따라 잘 발달하고 있다. 인지발달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의 인지발달 단계나 속도에 따라 개념과 원리를 가르치고 알려주어야 하는데, 불안한 심리 때문에 이 발달 과정이나 단계를 지나치게 앞서가려고 한다. 그러면 오히려 아이를 더 힘들게 할 뿐이다.
차라리 지금 하고 있는 수업 과정과 내용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를 더 눈여겨 보자.
지금 따라가고 있는 수업 내용에 오히려 부족한 과정이 없는지,
나중에 혹시라도 연습이 덜 되어서 부진으로 빠질 구멍은 없는지,
그것을 더 살펴봐주자.
결국 학습은 잘 다듬어진 기초 위에 차근차근 무너지지 않게 쌓아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