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 경우가 있다. 학원이나 과외를 선택하는 대신 컴퓨터를 선택하여 수업을 받게 하는 경우인데, 엄마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학원을 오가는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고, 아이가 집에 있으므로 엄마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아이의 수업을 체크할 수도 있다. 아이의 수업을 체크하니 아이가 잘하는 과목, 못하는 과목을 한눈에 확인할 수도 있다(물론 집에서 컴퓨터로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품을 들이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다. 온라인 사이트를 꾸준히 비교하고 아이의 성취도를 매일 매일 체크해야 가능하다.) 또한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아무래도 온라인 학습은 오프라인 학습보다는 가격면에서 싸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온라인 학습을 선택할 때는 오프라인 학원이나 학습지를 선택할 때보다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번 컴퓨터에 노출된 아이는 학습 뿐 아니라, 게임이나 채팅, 여러 가지 유해한 사이트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몇 번의 클릭으로 학습을 완수했다는 잘못된 성취감을 갖기 쉽기 때문이다.
교육의 본질을 고려할 때, 온라인 학습은 아이의 학습을 주도할 수 있는 컨텐츠는 아니다. 교육은 그 특성상 얼굴을 마주 보고, 교수(teaching)자와 비교수자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긍정적으로 일어날 때 교육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 학습은 학습자가 컴퓨터 뒤에 숨어 있다. 학습자는 학습을 교수해 주는 선생님을 볼 수 있지만, 선생님은 학습자를 볼 수 없다. 세심하게 이끌어내지 않으면 초등학습자는 금방 학습의 경로를 이탈하기 때문에 학습을 이끄는 교수자가 학습자를 세심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학습의 주도를 누구로 볼 것이냐의 문제로도 접근해 볼 수 있는데, 학습의 주도를 아이에게 준다고 해서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주도학습은 학습자 스스로 본인이 학습의 주체임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야 가능하다. 자기주도학습은 초등학생에게 ‘본인이 학습의 주체임을 인식하라!’고 해서 인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학생, 고등학생도 스스로 자신의 학습의 주체가 되지 못해 자신의 학습을 외부(학원, 과외, 부모 등)에 맡기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초등 온라인 학습을 성공적으로 이용하려면 엄마들이 몇 가지 꼭 체크하고 가야할 것이 있다.
(1) 동영상 강좌의 비율을 꼭 체크한다
동영상 강의는 초등학생에게 어울리지 않는 강좌이다. one-way 방식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선생님이 주도하면서 학습 내용을 다량으로 아이에게 쏟아붓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등학생에게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강좌이다.
간혹 동영상 강의의 지루함을 완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넣은 강좌도 있기는 하나, 학습의 근본 본질을 생각할 때, 학습 내용 자체를 일방적으로 준다고 해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 엄마들은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2)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수업 내용을 체크하여 수업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 학습은 온라인 학습 커리큘럼을 기획하는 사람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가 간혹 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 보통은 학습 커리큘럼을 기획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누군가가 기획을 해 준 내용과 선정된 학습 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으로 수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경우, 수업하는 선생님이 수업받는 학생의 반응과 태도, 학습 성과를 체크하기는 어렵다. 보통은 컨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이 그 일을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수업을 받는 학생의 학습에 대한 반응, 태도, 학습 성과를 체크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 것인가? 효과적이기는커녕 오히려 학습자의 성향을 잘못 분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니 엄마들은 온라인 학습의 컨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이 수업까지 진행하는지, 또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 수업을 받는 학생의 학습 반응, 태도, 성과 등을 체크하여 관찰하는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3) 우리 아이에 알맞게 컨텐츠가 세분화되어 있는지를 꼭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 학습은 한번 기획, 제작하여 사이트에 탑재하면 영구히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업그레이드를 위해 컨텐츠를 새로 기획하거나 아니면 리뉴얼하는 작업을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그런 필요성이 외부에서도 일어나지도 않고, 학습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한번 제작한 컨텐츠는 영원히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컨텐츠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고, 또 엄마들이 반드시 확인하고 가야 할 부분인데, 우리 아이를 위해 온라인 컨텐츠가 세분화되어 준비되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 학습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도 모자라 우리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학습자에게 똑같은 컨텐츠가 전달된다고 한번 생각해 보셔라. 어떤 내용은 우리 아이에게 너무 쉬울 수도 있고, 또 어떤 컨텐츠는 설명이 친절하지 않은 채 모든 아이가 이해될 것이라 생각하여 한 가지 방식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해도 안될 뿐더러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바로 즉시 선생님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학습의 주객이 바뀌었다. 반드시 우리 아이를 위해 학습 내용이 세분화되어 있는지 꼭 살펴보셔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아이가 일 주일 내내, 한 달 내내, 한 학기 내내, 일 년 내내, 온라인만으로 수업을 한다고 한번 생각해 보셔라. 아무리 인내심이 강한 아이일지라도, 학습에 대한 목표 의식이 뚜렷한 아이일지라도 초등학생이 일 년 내내 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책상 위에서, 컴퓨터를 앞에 두고 수업을 받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컴퓨터 환경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초등학생에게는 무방비로 열려 있는 유해 환경 자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얼마든지 게임으로, 포털 사이트로, 채팅방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므로 모든 학습을 온라인으로 해 주는 방식보다는 아이의 부족한 부분, 이해를 어려워하는 부분을 엄마의 코치 아래 아이에게 채워주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주 학습은 오프라인을 이용한다.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 바로 그 부분만을 찾아서 보충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초등학생 온라인 학습은 엄마의 철저한 지도, 세심한 관찰, 이후 피드백까지 꾸준하게 챙길 자신이 없다면 안하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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