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곧잘 공부를 잘하던 아이들도 중학교에 올라가면 많은 아이가 공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이 어려워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종종 말한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 어휘력 때문이다. 글을 읽거나 남의 설명을 듣거나 그 뜻을 이해하려면 낱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는데 어휘력이 짧으니 글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동화책이나 소설책을 읽을 때에는 책에서 나오는 낱말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해도 앞뒤 문맥을 연결해 보면, 대략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사회나 과학 과목에 나오는 어휘나 용어의 경우에는 그 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른다. 내용 자체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어휘력이 떨어지면 글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용어를 모르면 선생님이 설명을 해 주셔도 설명하신 내용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내용 이해가 되지 않은데, 공부에 재미가 붙을 리는 없다. 점점 학습 몰입에서 멀어져 딴짓을 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렇다. 어휘력은 이렇게 모든 과목, 모든 설명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휘력을 늘리기 위한 실천은 쉽사리 잘 되지 않는다. 어휘력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 읽기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정작 책 읽는 것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책을 한 두 번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꾸준히 지속적으로 읽어야 어휘력도 눈에 보이지 않게 꾸준히 증가할텐데 꾸준히 책을 읽는 아이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여!
중학교에 올라가서 우리 아이를 고생시키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우리 아이 어휘력 늘리는 연습을 시켜 보자. 결국은 아이가 어휘력을 늘리는 실천을 몸소 해야 아이의 것으로 소화되고, 아이의 것으로 남는 것이겠지만, 그 시작은 엄마가 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첫발을 내딛기 어려워할 때 한 발자욱만 앞으로 이끌어만 주어도, 아이는 나머지를, 마지막까지, 끝까지 달릴 것임을 믿어 의심치 말자.
(1) 책 읽기를 꾸준히 하게 하자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은 어휘력을 꾸준히 쌓고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경험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경험의 한계를 넘게 해 주는 것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접하고, 다른 사람의 삶, 가치관, 인생을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 책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으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책 속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그들의 삶을 공유하면서 본인의 사고와 마음의 한계를 끊임없이 넘는다. 어디 그 뿐인가? 책 속에 나오는 어휘, 용어, 문맥을 끊임없이 공부한다.
(2) 국어사전을 찾아 보게 한다
글을 읽을 때 잘 모르는 낱말이나 어휘, 용어 등이 나오면 반드시 국어사전을 찾아보게 하자.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모르는 낱말이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아보게 하자. 어느 순간 상당한 어휘력이 증진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국어사전 찾는 것 역시 아이 혼자 시작하기는 어려워할 것이다. 엄마가 조금만 도와 주자. 낱말 찾기 게임으로 아이가 국어사전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엄마가 먼저 시작을 해 보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3) 비슷한 말, 반대말, 흉내내는 말 등 여러 가지 어휘를 가지고 놀게 하자
연구소에서 독서 수업을 할 때, 늘 신경 써서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코너가 있다. 아이들의 어휘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코너인데, 책 속에 나오는 여러 가지 낱말의 비슷한 말, 반대말, 흉내내는 말을 찾게 하는 것이다. 빨리 찾거나 정확하게 찾는 아이에게 스티커를 주든지, 보상을 더 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 보다 아이들의 어휘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더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다.
고학년에 올라가면 어휘나 용어의 비슷한 말, 반대말 등에 대해서도 반드시 공부하게 해야 하고, 가능한 풍부한 어휘력을 가질 수 있도록 책 속에 나오는 여러 가지 소리나 모양을 흉내내는 말을 찾아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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